MZ세대 문해력 이대론 안돼…초등 국어수업 대폭 늘린다 | 한경닷컴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3월 26일 | 0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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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심심한 사과” 논란: 문제는 소통에서 ‘신뢰’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심심한 사과’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사태의 시작은 한 업체에서 ‘심심한 사과’ 말씀을 드린다는 글을 올렸는데, 이에 네티즌들이 ‘뭐가 심심하냐’라고 반발하면서 일어났다.

당연히 ‘심심한 사과’가 지루한 사과라는 뜻일 리가 없다. 마음 깊이 사과한다는 뜻으로 사용된 어휘다. 이로 인해 대통령까지 ‘문해력’을 거론하고 나섰다는데, 개인적으로 이 사태의 핵심은 ‘어휘력’ 보다는 ‘비난’ 자체라고 느낀다.

논란이 되었던 업체의 공지 트윗 그러자 네티즌은 이렇게 반응했다.

기존에도 일련의 한자어를 놓고 이를 모르는 세대를 탓하는 일들은 있어 왔다. 개인적으로 일상적이지 않은 한자어를 모르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쓰인 책들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는 한자어들 투성이다. 언어란 시대에 따라 계속 달라진다. 반대로 기성세대는 새로운 세대들이 쓰는 신조어나 외래어를 모르기도 한다. 문제는 특정 어휘를 알고 모르는 게 아니라, 인간 대 인간의 소통에 대한 태도 자체가 변질되었다는 것이다.

업체가 사과 말씀을 전하면서 심심하니까 대충 사과한다고 말할 리가 없다. 사회적 관계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가 존재한다면 어떤 어휘를 쓰든 간에 그것이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다른 경우도 마찬가지다. 내가 모르는 단어를 누군가 쓰더라도 특정 맥락 안에서 어련히 적절한 이야기를 했겠거니 판단할 수 있다. 문제는 그런 소통에서의 신뢰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소통에서 신뢰가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모든 단어 하나하나가 ‘악의적 오독’의 전쟁이 된다. 당신의 마음을 믿을 수 없으므로, 믿을 수 있는 건 눈앞에 있는 단어 하나밖에 없다. 우리 시대의 거대한 현상 중 하나가 바로 ‘말실수 기다리기’다. 연예인이든 정치인이든 사업가든 누구든 단어 하나 실수하기를 기다려서, 득달같이 달려들어 저격하고 악플을 다는 현상은 이제 매우 보편적이 되었다. 타인의 마음을 믿지 못하므로, 믿을 건 단어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직조’ 같은 어려운 단어를 쓰는 평론가의 마음은 믿을 수 없다. 그는 진짜 평론을 하는 게 아니라 잘난 척하려는 마음으로 그런 어휘를 쓰는 것이다. ‘심심한 사과’ 같은 단어를 쓰는 것은 사과하기 싫은 마음이 폭로된 ‘말실수’의 순간이다.

당신들의 진심 같은 건 믿을 수 없다. 진실은 당신들이 쓰는 ‘이상한 어휘’에 있다. 혹은 정신분석학적인 ‘말실수’의 순간에 있다. 모든 건 허위이고 거짓이고 위장이므로, 우리는 당신의 팩트를 당신의 어휘에서 발견한다. 바야흐로 정신분석가들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튜브에 흥행하는 ‘저격 문화’를 보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타인들의 어휘에 집착하는지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한 사람이 해왔던 모든 말들을 수집해서 앞뒤가 맞는지 분석한다. 말실수를 포착하는 순간, 드디어 비열한 ‘진심’이 나타났다면서 악마화하기 시작한다. 그 어떤 사람도 결코 완벽한 언술 행위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은 무시된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악마화’를 일상화하는 세상이 그렇게 착실히 만들어진다.

예전에도 나는 문해력의 위기란 “나와 타자가 속한 맥락을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의 부재라고 쓴 적이 있다. 이런 위기는 바로 타인을 마음대로 재단하고, 비난하고, 저격하는 데 신이 난 문화와 무관치 않다고 이야기했다(내가 쓴 『 』에도 이 글이 실려 있다).

문제는 MZ세대 문해력 이대론 안돼…초등 국어수업 대폭 늘린다 | 한경닷컴 어휘가 아니라 맥락이다. 나와 당신 사이의 맥락에 대한 이해는 당신에 대한 신뢰, 나와 당신이 속해 있는 총체적 의미에서의 ‘사회’에 MZ세대 문해력 이대론 안돼…초등 국어수업 대폭 늘린다 | 한경닷컴 대한 신뢰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이 신뢰가 무너진 시대에는, 대화는 없고 어휘만 남는다.

악의적 오독의 시대. 우리는 점점 더 결별 위기의 커플처럼 서로의 말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당신의 마음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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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론가 겸 변호사. 『청춘인문학』, 『분노사회』,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세상의 모든 청년』 등의 책을 썼다. KBS1 라디오 〈생생매거진〉, 〈시사본부〉의 문화 코너를 진행했으며,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등에 출연하기도 했다. 다양한 지면에 꾸준히 글을 쓰면서, 인간과 삶, 세상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법무법인에서 지식재산권을 비롯한 다양한 법무를 맡고 있기도 하다.

"MZ세대 문해력 이대론 안돼"…초등 국어수업 대폭 늘린다

2024년부터 초등학교 1·2학년 국어 시간이 현재보다 34시간 늘어난다. ‘심심한 사과’ ‘고지식’의 뜻을 제대로 모르는 등 청소년의 문해력 수준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자 교육부가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교육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을 국민소통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올해 말 확정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017년생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24년부터 초등학교 1·2학년에, 2025년부터는 중·고교에도 적용된다.

국어 교과는 기초 문해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한글 해독 및 기초 문해력 교육 강화를 위해 초등학교 1·2학년 국어 시수를 기존 448시간에서 482시간으로 34시간 늘릴 계획이다. 전체 수업시수를 늘리지 않고 ‘입학 초기 적응 활동’ 과목에서 중복되는 부분을 줄여 국어 수업 시간을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고교 국어과 과목으로는 ‘매체’ 과목이 신설된다. 신문 방송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이해하고 활용하고 비판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

수학 교과는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각종 도구를 활용한 수업방식을 도입한다. 초·중학교에서는 계산만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공학 도구를 활용해 수학 원리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교습법을 개선한다.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본격 시행됨에 따라 수업 시수도 조정한다. 고교 전체 수업량은 현재 2890시간에서 2720시간으로 줄어든다. 국어 수학 영어는 과목당 수업 시간이 현행 141.7시간에서 106.7시간으로 35시간씩 줄어든다.

정보 과목은 학생이 디지털 기초 소양과 사고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초등학교에서는 놀이·체험을 통해 간단한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중학교에서는 컴퓨팅 사고 과정 이해와 실생활 중심의 인공지능(AI) 윤리 등을 학습한다. 고교에서는 진로에 따른 코딩 실습 등 다양한 선택 과목을 개설한다.

교육부는 다음달 13일까지 15일간 시안에 대해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 제시된 의견은 교육과정 시안 개발 정책 연구진과 국가교육과정개정추진위원회가 논의하고 검토해 교육과정 시안에 반영한다. 공청회 결과 등을 반영한 수정안은 오는 12월 말까지 국가교육위원회 심의·의결 후 확정한다.

최만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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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문 읽고 “심심한 사과? 난 안 심심하다”… 문해력 저하 논란

한 카페 측이 사과문에서 사용한 ‘심심한 사과’라는 표현. 트위터 캡처

한 카페 측이 사과문에서 사용한 ‘심심한 사과’라는 표현. 트위터 캡처

한 카페 측이 사과문에서 사용한 ‘심심한 사과’라는 표현에 대해 일부 누리꾼들이 뜻을 오해하면서 문해력 저하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의 한 카페는 웹툰 작가 사인회 예약 과정에서 시스템 오류가 발생한 것과 관련 “불편 끼쳐 드린 점 다시 한 번 심심한 사과 말씀드린다”며 사과문을 트위터에 게시했다.

이를 본 일부 누리꾼들은 ‘심심한 사과’라는 표현에 분개했다. 이들은 카페 측의 사과문을 언급하며 “심심한 사과? 이것 때문에 더 화나는데. 꼭 ‘심심한’이라고 적어야 했나”, “심심한 사과? 난 하나도 안 심심하다”, “어느 회사가 사과문에 심심한 사과를 주냐” 등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카페 측이 사과문에 사용한 ‘심심(甚深)’이라는 단어는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라는 뜻인데, 일부 누리꾼이 ‘하는 일이 없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는 뜻의 동음이의어로 오해한 것이다.

이날 ‘심심한 사과’가 트위터에서 실시간 트렌드 검색어를 기록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한 누리꾼은 “실질 문맹률이 높다는 걸 다시 체감했다”며 “맥락만 봐도 무슨 뜻인지 알겠다”고 했다. 반면 “의미를 착각했다고 비웃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기본 문맹률은 1%에 불과하지만, OECD 조사에 따르면 읽은 문장의 뜻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실질 문맹률은 75%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흘? 심심한 사과. 다시 불거진 문해력 논란

최근 한 카페 측의 사과문에서 사용한 '심심한 사과'라는 표현을 두고 일부 네티즌들이 그 의미를 오해하며 카페 측을 비판해 문해력 저하 논란이 일었다.

재작년에는 광복절 임시공휴일을 앞두고 '사흘'의 의미에 대한 논란이 온라인을 달궜다. 3일을 의미하는 사흘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EBS가 방송한 교양 프로그램 '당신의 문해력'에서는 고등학교 2학년 수업에서 '가제(假題)'의 의미를 묻자 한 학생이 "랍스터"라고 답하는 모습이 담겼다. 리포트 제출 기한이 '금일'인데 '금요일'로 잘 못 이해해 교수에게 항의한 내용의 글도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3일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조사 결과 전체 성인의 22%인 960만 명이 일상생활에 실질적인 어려움을 겪는 사실상 문맹인이라고 보고했다. 실질 문맹률은 글을 읽고 쓸 줄 알지만, 해석에 어려움을 겪는 문해력의 문제를 뜻한다.

최근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은 학생들의 낮은 문해력이 고충이라 토로한다. 학생들에게 단어를 물어보면 다른 뜻으로 대답하고 교과서를 읽어도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해 말 펴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학생들의 읽기 소양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 학생들은 읽기, 수학, 과학 세 가지 영역 평균 점수가 2009년에 비해 모두 내려갔는데 특히 읽기 영역 성취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연구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문장이나 짧은 단락의 의미를 이해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축자적 의미 표상'의 정답률이 비교적 낮아 기초적 읽기 능력과 관련된 분야에서 학생들의 성취가 낮았다.

연구진은 ▲읽기 소양 교육 강화를 위한 국어과 교육과정의 개선 ▲'주제 탐구형 읽기' 등 능동적 읽기 교육 프로그램의 도입 ▲학년별 '읽기 능력 시험'의 개발과 활용을 통한 수준별 학생 지원 등의 교육 정책을 실행할 것을 제언했다.

연구진은 PISA 읽기 영역의 결과에 비춰 볼 때, "우리나라 학생들이 텍스트의 맥락에 대한 검토와 분석을 요하는 문항 정답률이 분석 대상국에 비해 낮은 것으로 보고된 것은 읽기 교육의 맥락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학생들의 읽기 성취 하락이 보고되는 것은 읽기 자료를 조사하고 찾아 읽는 과제 중심 독서, 문제 해결적 독서가 취약하다는 점을 말해준다"며 "읽기 소양을 진단하고 학생들의 수준에 걸맞은 교수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독서율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만 19세 이상 성인 6천 명과 초등학생(4학년 이상) 및 중・고등학생 33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국민 독서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2020년 9월 1일부터 2021년 8월 31일) 성인의 연간 종합 독서율은 47.5%, 연간 종합 독서량은 4.5권으로, 19년에 비해 각각 8.2%포인트, 3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고교 학생의 경우에는 연간 종합독서율은 91.4%, 연간 종합독서량 34.4권으로, 19년과 비교하면 독서율은 0.7%포인트, 독서량은 6.6권 감소했다.

그나마 독서, 기사 MZ세대 문해력 이대론 안돼…초등 국어수업 대폭 늘린다 | 한경닷컴 정독, 관련 교육 참여 등 본인의 문해력 향상을 위해 투자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89.9%의 응답자는 계획이 있다고 응답해 정부 정책에 따른 변화 가능성을 남겨뒀다.

전문가들은 매체 환경이 급속히 변화하는 상황에서 독서 진흥을 위해 늘어나는 비독자 인구를 줄이고 1주일에 1회 이상 책을 읽는 독서 인구를 늘리는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022.08.23 2022.08.23 2022.08.23 2022.08.23

한편 윤석열 대통령도 22일 을지 국무회의 직후 정례 국무회의에서 "전 세대의 디지털 문해력을 높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며 문해력 향상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부처들이 협업해서 추진하고, 추진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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